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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

탈재수를 하며

 

 

 

 

 

 

 

 

본인은 2019.02.18~2019.11.11 까지 수도권 메이저 재종을 다녔다

어디부터 얘기해야할까...
가장 간추려지는건

-돈
-학원 내의 인간 관계
-성적
-성격 변화
-나의 소감

순으로 말해보겠다

 

 

 

외출할때마다 먹던 공차

 

 

 

1. 돈

재수를 흔히 죄수라고 부른다
돈이 많이 드니까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많이 말할 건 없다...
학원 수업비 95만원정도 + 학기별 교재값 9만원 + 급식비 20만원 + 과외 30만원 + 특강 15만원 + 교통비 10만원 + 그외 식비 20만원 + 문제집 값 10만원 정도로 대략 한달에 200 내외로 들었다

200*10 = 2000 만원

 

엄마가 현역 때 대학 가면 차 사준다고 했는데
그 돈으로 재수 한 셈이다
아놔

 

 

 

 

 

주말에 학원 안가고 카페 가서 공부했을때도 꽤 많았다

 

 

 

2. 학원 내 인간 관계

 

2월달은 재수학원 개강 시즌이다
그 말은 군기가 가장 잡혀있다는 소리기도 한다
특히 우리 학원 재종은 규율이 엄격하고 한 층마다 부담임 배치해 벌점을 주고 체력단련 시키고 그다음날 모든 층에 반,이름,벌점사유,총벌점을 기재해 놓긴 하나 유독 좆목으로 유명한 학원이었다 ^^;

또 부담임 제도도 워낙 부바부 라서
화장실에서 떠드는 것도 용납하지못해
"방금 이야기한 학생 두명, 밖으로 나옵니다."
하고 수능 한달 전까지 체력단련 시킨 선생님도 있었지만
반대로 몇명은 학생들 규제는 커녕 학생들과 어울리며 더 떠들었다

학원 내 동성끼린 나름 쉽게 친해지는 편인데
이성끼리는 친해지려는 노력을 하는애들은 너무 과했고 아닌애들은 그런애들을 너무 싫어했다

또 대부분 비슷한 나이대의 혈기왕성한 애들이 그 좁은 공간에서 밥먹고 공부하고 밥먹고 공부하며 15시간 정도를 매일 부대끼다 보니 온갖 불만들도 쏟아져나왔다.

이거쓰다보니까 개빡치네진짜
씨발 수능 한달전에 교실에서 좆노잼인 쪽지 던지면서 지들끼리 킬킬웃던새끼들생각남씨발

하....

아무튼 미친년들과 그런 미친년들을 피하는 애들 이런식으로 친했고
뭐 어딜가든 그랬겠지만 재수학원의 부대낀다는 속성이 더 빡치게 만든듯

 

 

 

그때 외출할때마다 마라탕 먹음 나도참~! ㅎㅎ

 

 

뭐 연애하는 애들은 꼭 한 둘 있었음
대다수의 재종이 연애 시 모두 퇴원 이기 때문에 (또 편견없는 학원이라 오티 때 동성연애도 둘다 퇴원이라고 진지하게 말함)

다들 몰래 몰래 사겼음
아니씨발 몰래도 아님 선생님들한테만 몰래지 지들사귀는걸 교실앞에서 애정행각을 쳐함

하....

 

 

무튼
2~3월달은 빡세게 하는데 4월부터 날씨도 좋고 슬슬 풀리면서 외출증 끊는 애들 많아진다
나도 그때 서점 때문에 끊으면서 오면서 마라탕 사먹고 그런 적 많았음 ㅎㅎ
그때 친구들이랑 많이 친해짐

 

 

 

재수학원에 가는 아침엔 항상 엔시티 노래 혹은 투애니원 노래로 시작했다 엄청 시끄러워야 잠이 깼음 이 사진 시간도 아마 아침 5시였을거같다

 

 

3. 성적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발

일단 모든 선생님들이 그랬다
너희들이 현역때를 생각해봐라 지금 이 시간에 뭘했느냐
중간고사 끝났다고 노래방 가서 놀다가 또 2주 뒤면 모의고사 준비한다고 또 적당히 공부하다가, 어쩌구 저쩌구.

근데 나는 현역 2학기 막판에 스퍼트 올려서 하루에 10시간 공부하고 했기때문에 공감할 수 없었다.

 

처 음 엔

 

 

 

 

근데 6월 전에 현역때의 공부량이 깨질 거라는 선생님의 말이 맞았다
일단 재수학원에서 뭐 하면 벌점 뭐 하면 징계 뭐 하면 퇴원
이러니까 학원에서 공부만 함

 

근데 입시를 제대로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공부를 많이 한다고 성적이 바로 오르는 건 아니다
그렇게 결과가 빨리 증명되는걸 원한다면... 방울토마토 키우는거 추천
그거 키워봤는데 쥰내빨리 자람 (나중에 포스트 할 의향 있음)

그래서 그 사이에 인내가 필요하다





 

학원에서 간식먹는게 원래는 벌점 사유인데 이건 거의 모든 부담임선생님들이 봐줬음

 

 

 

특히 재수생들에게 6망9성수대성공 < 이건 나름 유명함
6평 망하고 9평 성공하고 수능에서 대성공 한단 뜻인데 ...

 

그래서... 가장 정병 왔을 시기가 7~8월이다
나는 2월부터 6월까지 5개월동안 한달에 200씩 천만원 쓰며 달려왔지만 6평은 똥망이고 9평보기전에 수시를 써야하는데 재수생 특성상 대부분 수시는 학종 아닌 교과, 논술 등 최저를 요구하는 걸 쓴다

그래서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이 가장 클때
본인이 그걸 인정하며 받아들여야 한다

 

근데 나는 그게 너무 인정하기 싫었고
그냥....
내가 타협해야 한다는 게 너무 싫었다

매일매일이 체한 것같이 속이 꽉 답답했다

5시반에 일어나자마자 바로 버스타서 학원 가고
15시간 공부하고 집 오는 버스 타선 바로 이어폰 꽂았다

그 때 소녀시대-힘내 듣고 엄청 울었다 매일 ㅠㅠ

진짜 일어났을때부터 학원 끝날때까지 힘들다, 졸립다 이런 생각도 없이 정말 기계적으로 문제만 풀다가 집 오는 그시간이 유일한 감정배출이었는데 그것도 엉엉<이게 최선이었다

 

 

주말 자습할때 자주먹던 서브웨이

 

 

 

 

그래서 그때 마음 고생 너무 많이 해서 어딜 가나
살 왜이렇게 빠졌어? 이소리 꼭 들었음

그 때 사진보면 얼굴 살 쏙 빠져있음 ㅋㅋㅋㅋ

우리엄마가 감정표현 잘 안하는데 (무뚝뚝한건 아닌데 걍)
그때 나한테 힘 좀 내~ 이랬당

그때 화장실에 틀어박혀서 소리도 못내고 울었다
그와중에 우는거 들키는 거 싫어서 세수하는척 물 틀어놓고 ㅋㅋㅋㅋㅋ

 

결국 수시는 내가 수능을 너무 잘봤을 경우 / 평균 / 못 봤을 경우 로 나눠서 넣었다

그렇게 맞이한 9평 ...
그냥 거의 다 맞던 점수고 과탐이 많이 올랐었다

 

결론은 논술은 몇갠 일부러 안가고 간거 몇개는 다 떨어져서 정시로 왔다 ^^

 

수학 과외 했었을때

 

 

4. 성격 변화

그냥... 딱히?
말 수가 좀 적어졌다
내가 애초에 힘든걸 말 잘 안해서 ....
성격은 똑같았다 ...
더 예민해지고 그런건 없었다

있어도 급식 때문일듯

급식이 진짜 개노맛이었다
그리고 모든 메뉴가 똑같음

 

불고기 -> 불고기 나옴
삼겹살구이 -> 불고기 나옴
소고기야채볶음 -> 불고기 나옴


 

 

수시 쓸 때... 무직이라고 하지 말고 개인연습생이라고 해달라고 찡찡거렸음

 

 

5. 나의 소감

요즘 재수는 필수 삼수는 선택 이란 말이 있는데...

정말 재수하면서 많은걸 깨달았다
나는 그전에는 너무 액희였단걸 ..^^**

내 스무살을 돌이켜보면 재수 밖에 없는게 살짝 아쉬우면서도
또 내가 살면서 그렇게 몰두할만한 일이 별로 없을것 같고

또 7~8월의 마음 고생했을때
더 성장한거 같다

너무 진부한 말이지만 ㅎㅎ^^

 

 

 

매일같이 하루에15시간씩 가족들보다도 많이 본 재종 친구들이랑은 고운정 미운정 다들어서 종강날에 엄청 시원섭섭했다

xx메가 입학식날 (...) 재수 끝나지 않을 것 같았는데 말이지


종강날에 우는애들도 있단 말 듣고 누가..; 했는데
...생각보다 많이울더라 하하

 

 

 

 

그때 가끔 사먹었던 에그드롭. 한개먹으면 아쉬운데 두개먹으면 속에서 지들끼리 교배함. 그냥 한개먹고 공차 드세요.

 

 

 

마지막으로 재수생들에게 꿀팁!

박스나 다이소에서 책칸? 같은거 있는거 학원에서 된다면 갖고가세요
나중에 책이 너무 많아서 그런곳 아니면 진짜 감당불가

 

 

 

 

3지망인데 여기 갈것 같음

 

 

 

이상 <탈재수를 하며> 끝